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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periment using shapes.
Playing with circle, square, and rectangle.
'플랫랜드'라는 책을 읽은 적 있다. 1차원의 세계 '라인랜드'의 주민은 2차원의 세계인 '플랫랜드'를 상상할 수 없다. 마치 3차원 공간에 너무나도 익숙해진 나머지 4차원을 모형화하기 어려워하는 지구인들처럼 말이다. 라인랜드의 주민은 저 선 안에서 만족하며 살고 있을 것이다. 원과 사각형은 가로 20cm에 세로 20cm인 정사각형 모양의 플랫랜드 속에서 만족하며 선을 흐뭇하게 바라볼 것이다. 때로는 관심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저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세상 밖에 우리가 있다는 것을 꿈에도 알지 못할 것이다.

 나는 저 배치에서 내가 보인다. 내가 사는 3차원 세상인 일명 '디멘션 월드'(내가 이름붙였다)에 갇히지 않고자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접하려 노력하고 끊임없이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모습이 그려진다. 물론 실천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개강을 맞이하며 디멘션 월드에서만 통하는 행동을 하기를 압박받고 있다. 대표적인 예시는 '경쟁'이다. 또한 내가 만물박사는 아니기에 내게 주목받지 못한 분야는 안개 속에 가려져 있다. 전공하지 못한 분야도 마찬가지다. 몇 주 전, SF 소설 집필을 위해 초끈이론을 다루는 책을 몇 권 샀다. 하지만 고등학생 때 배웠던 대학물리학까지의 개념으로는 이해하는 데 다소 긴 시간이 소요되었다. 책 속의 플랫랜드가 걸음을 자꾸만 방해하는 꼴이었다.

 그리하여 나는 이 구도들에서 라인랜드에 걸려 넘어지지 않으려 조심하며 플랫랜드를 둘러보는 원과 사각형의 모습으로 우리가 사는 세상을 표현하고자 했다. 선분은 미로찾기를 위에서 내려다봤을 때 3차원 벽이 변해 1차원 선이 된 모습과 같다. 원과 사각형은 그 미로를 통과하고 있다. 아니, 어쩌면 저들은 사실 구와 정육면체, 그리고 얇은 직육면체이나 우리가 알아채지 못하는 것일 수 있다. 뫼비우스의 띠를 밟고 걷는 느낌이다.
 그래서 내 '타이포그래피 기초 실험 - 도형 배치'에는 상쾌하기보다 묵직한, 부드럽다기보다 경직된 구조를 담았다.
Experiment - Shap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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